배우 박신양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오컬트 영화 ‘사흘’이 20만명의 관객도 모으지 못하고 초라한 성적으로 상영을 끝내게 됐다.
지난 14일 개봉한 ‘사흘'(감독 현문섭·제작 아이필름코퍼레이션)은 2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누적관객 수 19만4000명을 기록했다. ‘사흘’의 손익분기점은 130만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봉 이후 11일간 20만명을 채우지 못한 성적이 눈에 띈다. 주말인 23일 5552명, 24일 4331명으로 휴일에도 하루 5000명 안팎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며 흥행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모습이다.
‘사흘’은 죽은 딸의 장례 도중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려는 사악한 존재를 막으려는 아버지의 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오컬트 장르를 표방하며 올해 흥행에 성공한 ‘파묘'(누적관객 수 1191만명) ‘핸섬가이즈'(177만명)로 형성된 오컬트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또 오컬트와 부성애를 강조한 휴먼 드라마의 결합으로, 앞선 오컬트 영화들과 차별화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그간 작품 활동이 뜸했던 박신양이 2013년 영화 ‘박수건달’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사흘’은 장르의 개성을 드러내는 오컬트의 장점은 물론 부성애를 부각하는 휴먼 드라마로도 공감을 얻을 못하면서 관객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악령이 깃든 딸을 위한 구마의식 등 오컬트 영화만의 매력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죄책감에 사로잡힌 아버지의 고군분투에 무게 추가 실린 이야기에 적잖이 실망한 눈치다. 특히 구마의식 등 그마나 영화에서 다뤄지는 오컬트 요소들은 다른 영화에서 봤던 설정이나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아 관객들의 마음을 자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딸을 되살리려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도 정작 사건을 해결하는 방편으로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방해하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관객의 호감을 얻지 못했다.
‘사흘’의 배우들이 작품을 알리는 데 소극적인 점도 흥행 실패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개봉 영화들이 작품 공개 이후 지상파 및 유튜브 예능 출연은 물론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GV)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객과의 접점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비교하면 ‘사흘’은 지나치게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사흘’은 2020년 촬영을 마치고 4년 만에 개봉한 영화이다. 이미 손익분기점에서 멀어진 데다가 예매율도 12일 오후 1시 기준 1% 미만, 예매관객 수 역시 1000명을 밑돌고 있다. 당장 오는 27일 ‘모아나2’가 개봉하고, 현재 상영 중인 ‘위키드’와 ‘히든페이스’가 관객 동원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사실상 20만명을 동원하는 데서 상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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