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다시 스크린에 돌아온다. 지난 2022년 3월 결혼한 이후 드라마보다 영화 참여에 집중하는 두 배우가 이전과 다른 새로운 도전에 과감하게 나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현빈은 12월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으로, 손예진은 박찬욱 감독과 손잡은 ‘어쩔수가없다’를 통해서이다.
먼저 관객을 찾는 주인공은 현빈이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하얼빈'(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그린 작품. 다만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에 머물지 않고 시선을 확대한다. 1909년을 배경으로 택한 영화는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사람들과 이를 쫓는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다. ‘남산의 부장들’과 ‘내부자들’을 통해 격동하는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 탁월한 실력을 보인 우 감독이 이번에는 위대한 위인으로 기억되는 안중근의 진면목을 스크린에 되살린다.
현빈은 안중근 장군 역이다. 국권 회복을 향한 굳은 의지로 대한의군 참모중장이 된 안중근을 표현한다. 제작진은 독립을 외치는 투사의 모습이 아닌 군대를 이끄는 장군의 면모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현빈만의 안중근’이 탄생했다. 현빈은 역사에 명징하게 기록된 위대한 인물을 연기하는 녹록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안중근에 관련한 자료를 찾아 살피는 일부터 시작해 실제 그 시대에 안중근이 겪었을 법한 고민과 갈등을 추적하면서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런 현빈의 곁에 배우 박정민, 이동욱, 전여빈이 함께 한다.
‘하얼빈’은 개봉에 앞서 지난 9월 열린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당시 영화제를 찾은 현빈은 관객들과 만나 안중근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배우로서 위대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수락했다”며 “안중근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 땅에 뿌리내린 모든 사람들, 모든 독립군들의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현빈은 결혼 이후 ‘하얼빈’ 촬영에 임했다. 아내인 손예진의 든든한 내조와 지원을 받으면서 새로운 연기 도전에 더욱 과감하게 나설 수 있었다. 실제로 현빈은 토론토국제영화제 당시 ‘손예진이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같은 직업을 가지고 같은 배우이다 보니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부분이 크다”며 “그 자체만으로 고맙다. 모든 지점에서 서포트를 해줬다”고 말했다.
● 손예진 ‘어쩔수가없다’ 내년 개봉
손예진은 현재 영화 ‘어쩔수가없다'(제작 CJ ENM스튜디오스) 촬영에 한창이다. 결혼 이후 연기 복귀작이자 2018년 현빈과 주연한 영화 ‘협상’ 이후 6년 만의 스크린 도전이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회사원 유만수가 갑자기 직장에서 해고된 뒤 아내와 두 자녀를 지키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잃지 않으려고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하는 블랙코미디 스릴러다. 손예진은 배우 이병헌과 부부로 호흡을 맞춰 극을 이끈다.
결혼 이후 연기 활동을 재개하는 손예진이 그 누구도 아닌 박찬욱 감독과 손을 잡은 선택도 눈길을 끈다. 손예진은 2016년 이경미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 ‘비밀은 없다’를 통해 정치인 남편의 선거를 앞두고 딸이 실종되자 서서히 광기에 휩싸이는 인물을 그려 호평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당시 ‘비밀은 없다’의 공동 각본에 참여했고, 이번 ‘어쩔수가없다’에는 이경미 감독이 각본에 동참했다. 든든한 두 감독과의 협업을 통해 손예진은 새로운 연기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빈과 손예진 부부가 내놓는 두 영화 ‘하얼빈’과 ‘어쩔수가없다’는 올해 말과 내년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부부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현빈은 현재 우민호 감독과 다시 손잡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촬영에 한창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야망을 좇는 인물 기태와 그를 막으려는 검사 건영이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현빈과 정우성이 투톱 주연을 맡아 묵직한 시대극을 준비하고 있다.
손예진 역시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제작하는 시리즈 도전을 준비 중이다. 프랑스의 소설 ‘위험한 관계’를 각색한 ‘스캔들’ 출연을 조율하고 있다. 2003년 전도연과 배용준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도 제작된 작품이다. 내년 촬영을 목표로 기획에 돌입한 ‘스캔들’의 제작진은 손예진과 지창욱에게 출연을 제안하고 현재 긍정적인 상태로 세부 사안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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