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의리 넘치는 인물들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 플랑크톤’이 지난 8일 이야기를 공개한 주인공 해조(우도환)의 조력자로 활약한 배우 이엘과 김민석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소 투박하지만 해조를 아끼는 진심 어린 마음이 보는 이들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한다. 개성 넘치는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낸 이엘과 김민석의 연기력 또한 새삼 눈길을 사로잡는다.
‘Mr. 플랑크톤'(극본 조용·연출 홍종찬)은 산부인과 의사의 실수로 생판 모르는 남의 ‘씨’로 태어나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방랑자의 삶을 선택한 해조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생부를 찾는 마지막 여행을 그린다. 해조의 여행길에는 그의 전 여자친구인 재미(이유미)가 함께한다. 아이를 낳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재미의 꿈은 종갓집 5대 독자 어흥(오정세)과 결혼식을 앞두고 좌절된다. 혼란스러운 마음도 잠시, 재미는 결혼식 날 느닷없이 찾아온 해조와 갑작스럽게 동행하고, 예비 남편 어흥은 해조와 재미를 맹렬하게 추격한다.
해조는 가족에게 버림받은 결핍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자신의 속내를 숨기는 것에도 익숙하다. 그렇지만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빛을 내며 지구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산소를 만들어내는 플랑크톤처럼 그의 반짝임을 알아주는 주변인들이 있다. 바로 해조를 아끼고 사랑하는 조력자 봉숙(이엘)과 유기호(김민석)이다.
● 개성 만점! 이엘과 김민석이 그린 봉숙·유기호
이엘과 김민석은 해조와 재미, 어흥만큼이나 독특한 매력을 뽐내며 극을 채운다. 극중 이엘은 길을 떠돌던 해조를 거둬 때로는 아들처럼, 때로는 동생처럼 키운 봉숙을 연기했다. 그런 봉숙을 두고 해조는 ‘엄마이자 누나이자 연인이자 집주인’이라고 말한다. 어린 해조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어른이 바로 봉숙이었던 것이다.
봉숙은 배고픔에 쓰레기통을 뒤지던 해조를 발견하고 치킨과 피자, 만두 등 음식을 공짜로 줬다. 이후 자신이 일하는 가게로 데려간다. 봉숙의 가게 사람들은 해조를 보고 이것저것 주문하면서 ‘해줘’라며 부탁했고, 결국 해조는 사람들의 온갖 요청을 들어주는 능력을 발휘해 ‘해조 심부름집’을 오픈한다. 승혁이라는 원래 이름 대신 해조가 된 이유에는 봉숙과의 기막힌 인연이 있었다.
이엘은 드라마에서 거침없이 말을 내뱉는 ‘센 언니’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신에게 모진 말을 꺼내는 해조를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는 섬세한 모습으로 ‘의리의 봉숙’을 완성했다.
김민석은 해조가 운영하는 심부름 가게에서 각종 의뢰나 전산 등 잡무를 담당하면서 ‘까리’로 불리는 유기호 역을 맡았다. 해조는 칠성파 보스 왕칠성(오대환)과 결혼을 앞둔 신부(이다희)로부터 납치를 의뢰받고 이를 실행했다. 결혼식 당일 눈앞에서 신부를 도둑맞은 칠성은 넘치는 광기로 생부를 찾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해조를 집요하게 쫓아다닌다.
그런 가운데 기호는 칠성에게 인질로 잡힌 뒤 협박에 굴복하며 해조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가 싶다가도 칠성 몰래 해조를 돕는 이중적인 모습이다. 자신의 밥그릇이나 안위만 챙기는 줄 알았던 기호의 의리와 강단은 반전으로 다가온다. 특히 병을 숨기고 병원에서 퇴원한 해조가 다시 생부를 찾으러 갈 때 백허그를 하며 “내가 더 잘할게”라고 꺼내는 진심 어린 고백은 해조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고, 시청자의 눈물샘도 자극했다. 김민석은 우도환뿐만 아니라 오정세, 김해숙 등 극 속에서 다양한 인물과 호흡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찌질’하다가도, 주변을 살뜰하게 챙기는 세심한 면모를 그린 김민석은 현란한 무늬를 자랑하는 셔츠와 목에 새긴 타투 등 이전에 본 적 없는 모습을 선보인다. “처음으로 한 문신 분장이었다. 그동안 깔끔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처음으로 그걸 벗어 던졌다”고 밝힌 김민석은 “배우로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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