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심정을 말하면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
곽경택 감독이 물의를 일으켜 주연배우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곽도원에 대해 이 같은 말로 아쉬움을 내비쳤다.
곽경택 감독은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소방관'(제작 에스크로드픽쳐스) 제작보고회에서 “본인(곽도원)이 저지른 일에 대해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곽경택 감독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데에는 2022년 곽도원의 음주운전 물의로 개봉 연기 등 영화에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곽도원은 해당 사건 이후 자숙 중에 있지만 영화를 개봉시켜야 하는 감독과 배우들은 고스란히 ‘곽동원 리스크’를 떠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곽경택 감독은 “(홍보 활동 중에) 곽도원 관련 질문이 나오면 내가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고민이 상당했다”며 “얼마 전 소방 관계자 한 분을 만나 이런 고민을 털어놨는데 ‘우리 소방관들도 한 명이 아니라 팀으로 움직인다. 다른 배우들도 있으니까 힘내시라’는 말에 용기를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야기의 전개상 (곽도원의) 분량을 크게 들어내지 못했다”며 “다만 지금은 OTT나 쇼트폼 콘텐츠에 관객들이 익숙해진 만큼 빠르게 편집하고 자연스럽게 뺄 수 있는 부분은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소방관’은 곽도원 사건뿐 아니라 코로나19 감염병 여파로도 개봉이 한 차례 밀렸던 상황으로, 영화는 촬영을 마치고 무려 4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감독의 말은 영화 개봉을 기다리면서 겪은 그간의 고충을 짐작케 했다.
‘소방관’은 2001년 3월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발생한 방화로 인해 6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홍제동 화재 참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친구’ ‘극비수사’ ‘암수살인’ 등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2019년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이어 5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한 차례 작품 연출을 고사 했다는 곽경택 감독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에 연출을 맡은 배경도 알렸다. 곽경택 감독은 “과연 개봉 날이 올까 싶었는데 그동안 여러 작품을 찍었지만 유난히 더 떨리고 긴장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진심이 닿기를 바랄 뿐”이라며 “우리 팀을 믿고 용기 내 이 자리에 왔다”고 관객에게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소방관’에는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이 출연한다.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맡아 2015년 ‘그놈이다’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나서는 주원은 “세트였는데도 (화재) 촬영을 하면서 너무 뜨겁고 무서웠다”며 “소방관들은 매일 이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용기 있는 분들이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구조대장 인기 역의 유재명은 “우리 영화가 소방관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 우리 영화를 통해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방관’은 오는 12월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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