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돌아온 지드래곤은 역시 달랐다. 지난해 휘말린 마약 투약 혐의 조사를 연상케 하는 풍자적인 가사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오직 음악으로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선언과 동시에 거대 미디어와 SNS로 확산하는 불확실한 의혹과 루머를 향해 “억까”라는 일침으로 맞선다.
지드래곤이 지난 10월31일 오후 6시 신곡 ‘파워'(POWER)를 발표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7년 내놓은 미니앨범 ‘권지용’ 이후 7년4개월 만에 발매한 솔로곡으로 일찍부터 관심이 집중됐지만, 공개된 노래는 기대 그 이상의 완성도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발매와 동시에 멜론과 지니, 벅스 등 국내 음원 사이트 1위에 오르면서 저력을 증명한 ‘파워’는 유튜브에 공개한 뮤직비디오 역시 하루 만인 1일 6시 기준 920만뷰를 돌파했다.
지드래곤은 이번 노래 ‘파워’에서 지난해 마약 투약 의혹에 휘말려 조사를 받다 누명을 벗는 과정에서 느낀 심경을 시원하게 풍자한다. 가사는 “억까 짤 퍼다 샬라샬라하다가 shout out”, “애들이 나보고 개꿀이라더군”, “댓글 리플 관종 걔들 입틀막고”, “권력오남용 묻고 관용천재 지병 불가항력”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눈길을 끄는 ‘억까’는 누군가를 비판하고 비난하는 이유가 지극히 억지스러워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빗댄 온라인 은어다.
이번 가사를 통해 지드래곤은 자신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SNS와 댓글로 확산한 상황, 무혐의로 결론난 마약 수사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억지스러운 추측에 따른 비난을 경계하고, 무분별한 공권력의 마약 수사에도 일침을 가하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로 지난해 지드래곤은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당시 마약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지드래곤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신 무혐의 종결 이후인 지난해 12월 마약 퇴치를 위한 재단 ‘저스피스’를 설립해 관련 활동을 시작했다. 3억원을 직접 출연해 재단을 설립한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나, 유혹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청소년들을 돕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1월 출간된 책 ‘청소년 마약에 관한 모든 질문’에 추천사를 쓴 지드래곤은 “음악으로 예방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신곡 ‘파워’ 발표 전날인 10월30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받은 상금 100만원 역시 저스티스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이날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그룹 빅뱅으로 데뷔해 지난해 마약 수사를 받기까지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겪은 오해와 억측에 대해 언급했다. “나의 문제가 아닌 상황들이 벌어진다”며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지만 답을 못 찾은 상태에서 코너로 몰리는 느낌도 받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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