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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문제는, 다시, ‘베테랑2’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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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극장가 흥행 경쟁의 포문을 연 '대도시의 사랑법'(왼쪽)과 '조커: 폴리 아 되'.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코리아
10월 극장가 흥행 경쟁의 포문을 연 ‘대도시의 사랑법'(왼쪽)과 ‘조커: 폴리 아 되’.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코리아

‘466만여명과 544만5500여명.’ 

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지난 9월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수는 1010만5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466만여명은 추석 연휴 관객수이다. 9월 한 달 전체 약 46% 규모의 관객이 9월14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에 몰렸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한 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베테랑2’이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13일 개봉한 ‘베테랑2’는 30일까지 648만9400여명을 동원했다. 9월 전체 관객수의 65%가량 비중이며, 매출액 기준으로도 62.4%를 차지했다. 2위인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4.4%가 비교조차 되지 않을 규모이다. 특히 개봉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인 18일까지 443만4700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관객수 521만2800여명의 무려 8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베테랑2’는 2015년 1340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1편에 이어 또 한번 1000만 관객을 기대케하며 추석 연휴를 겨냥했다. 감염병 확산 이후 개봉 편수와 관객이 줄어든 상황에 ‘베테랑2’와 맞설 경쟁작도 눈에 띄지 않았다. ‘베테랑2’에 관객이 쏠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지만, 명절 연휴 관객들로 북적거리는 극장가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지나고 ‘베테랑2’가 기대만큼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극장가는 다시 비교적 한산해진 분위기이다. 실제로 9월19일부터 30일까지 전체 관객수는 ‘베테랑2’가 연휴 기간 불러 모은 관객수보다 적은 300만여명을 기록했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베테랑2’ 이후, 10월이다.

10월 극장가는 그야말로 신규 개봉작들의 치열한 경쟁터가 될 전망이다. 영화계에서는 비교적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1일 각각 한국영화와 할리우드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대도시의 사랑법’과 ‘조커: 폴리 아 되’가 나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인정받아온 할리우드 드림웍스의 신작 ‘와일드 로봇’도 이날 개봉했다. 각 작품은 ‘국군의 날’로 임시공휴일인 1일부터 개천절인 3일, 일요일인 6일까지 ‘퐁당퐁당’ 휴일이 이어지는 기간과 ‘한글날’인 9일이 포함된 둘째주까지 상영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성과를 기대하게 한다.

16일에는 허진호 감독과 설경구·장동건·김희애·수현이 주연한 ‘보통의 가족’이, 17일에는 정우와 김대명이 나서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가 잇따라 공개된다. 일주일 뒤인 23일 또 다른 할리우드 대작 ‘베놈: 라스트 댄스’와 틸다 스윈튼·줄리안 무어의 연기가 기대되는 ‘룸 넥스트 도어’가 관객을 만난다. 

한국영화 ‘더 킬러스’와 ‘폭설’도 개성을 앞세운 이야기를 선보이고, 30일에는 류승룡과 진선규가 코믹 연기를 펼치는 ‘아마존 활명수’도 간판을 내건다. 여기에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빚가리’·‘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잠자리’(이상 16일), ‘오후 네시’·‘개그맨’(23일) 등 중소 규모의 영화들도 관객을 기다린다.

2일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 9일 오스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 이야기’와 ‘동경의 황혼’ 등 거장들의 작품이 새롭게 재개봉하거나 한국에서 처음으로 관객을 만나기도 한다.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철 맥아담스가 애틋한 마음을 주고받은 로맨스 명작 ‘노트북’도 9일 재개봉한다. 

이쯤 되면 10월은 극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공연 실황 영화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이 드라마와 액션, 코미디, 멜로, 공포, 스릴러 등 장르를 망라하고, 거장부터 신인에 이르는 연출자들과 개성 강한 배우들이 경연하는 무대로 변모하게 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극장가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구분이 많이 사라진 상황에 한 편의 영화가 스크린을 점령하는 것보다 여러 장르의 영화들이 골고루 내걸려 관객의 선택권이 보장받을 수 있다”면서 우선 긍정적 시선을 보낸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도 “다양한 작품들이 개봉하면서 관객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0월은 어떻게 개봉작들의 이례적인 경쟁터가 되었을까. 영화계에서는 윤 평론가의 분석처럼 전통적인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져가는 상황에서 우선 요인을 찾는다. 

영화 '보통의 가족'의 한 장면.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보통의 가족’의 한 장면.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성수기와 비성수기 시장의 구분이 무너진 상황에 10월은 휴일이 이어지는 시기라는 점과 그 틈새가 존재한다는 점, 대작보다는 실속을 챙길 수 있는 규모의 영화가 유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추석 연휴에는 ‘베테랑2’라는 “전작이 1000만 관객을 모은 매우 견고한 시리즈가 버티고 있었다”면서 “그 낙수효과를 노리기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체급의 영화들이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현경 평론가도 “올해에는 추석 연휴가 빨리 찾아왔고, 유례없는 더위도 지속됐다. 자연스럽게 올해 안에 개봉해야 할 작품들 가운데 각 배급사가 여름과 겨울 시즌 ‘텐트폴’로 내세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느냐”고 봤다. 

이제 관건은 ‘베테랑2’가 극장으로 불러 모은 관객의 발걸음이 다시 활기를 되찾겠느냐이다. 비교적 많은 영화가 선보이면서 관객의 선택지는 풍성해졌지만, 그만큼 관객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관람료가 적지 않게 올라 경제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지속적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성은 평론가는 “영화가 좋으면 관객이 선택한다는 건 팬데믹 기간을 통해 경험했다. 배급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아직 어떤 것도 증명된 건 없다”면서 10월 극장가 흥행 상황을 단정적으로 내다보지 않았다. 그는 “이런 방식이 초기라면 10월 극장가는 그 시험무대가 되지 않을까” 되물었다.

그래도 만일 많은 작품이 관객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면 10월 극장가는 그야말로 영화계에는 ‘악몽’의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다행일까. 1일 개봉작 ‘조커: 폴리 아 되’와 ‘대도시의 사랑법’는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실시간 예매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1위와 3위에 올랐다. 두 작품에 대한 언론과 평단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언론과 평단의 찬사는 다음 주자인 ‘보통의 가족’에게로 향하며 영화가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것임을 예고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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