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이 낯설었던 직업인 무도실무관의 존재를 수면 위로 꺼내놓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일상 속 영웅의 이야기는 직업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채용 절차와 이들이 처한 실제 상황 또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관심을 증명하듯 ‘무도실무관'(감독 김주환·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이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작품은 16일부터 22일까지 총 157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10개 국가에서의 1위를 포함해 총 89개 국가에서 ‘톱10’에 진입해 주목받고 있다. 범죄자를 응징하는 청년 영웅의 서사에 공감하는 반응도 있지만, 국내서는 무도실무관이라는 존재 자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영화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영화는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의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동안 어떤 작품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법무부 소속 무도실무관과 보호관찰관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들의 활약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영웅들을 조명했다.
주연을 맡은 김우빈조차 “시나리오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런 직업이 있는지 몰랐다”고 털어놨을 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직업군이다.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고,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직업군의 등장에 신선함을 느끼고 호기심을 표하는 반응이 지속되고 있다.
● 영화로 시작한 무도실무관을 향한 관심
무도실무관은 보호관찰관과 연결된 직업이다. 보호관찰관은 일반 보호관찰과 전자감독 대상자자 감시 업무를 나눠 맡는다. 이중 전자감독 대상자를 담당하는 보호관찰관이 무도실무관과 함께 전자발찌 착용자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무도실무관은 법무부 소속 무기계약직 공무직으로, 보호관찰관과 2인 1조로 움직인다. 이들은 전자발찌 대상자들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밀착 지도 및 감독을 통해 재범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범죄가 일어난 상황뿐만 아니라 24시간 감시, 추적, 잠복 등의 활동을 통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역할을 해낸다.
영화 공개 이후 실제 무도실무의 채용 정보나 처우, 연봉 등에 관한 궁금증으로도 관심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법무부 서울동부보호관찰소가 무도실무관 채용 공고를 내며 관심에 불을 지폈다.
그 한편에서 전자발찌 착용자 대비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의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자발찌 착용자 수는 4182명이지만 보호관찰관은 381명, 무도실무관은 165명에 불과하다. 이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이유다.
실제 무도실무관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2013년 선발된 무도실무관 1기인 안병헌 무도실무관은 지난 24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전국에 165명 정도 무도실무관이 있고 1기는 이제 10명도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해와 비교해 여전히 무도실무관 인력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을 알렸다.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 같은 무도실무관의 수고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김우빈은 최근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를 통해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과 그들의 노고를 알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면서 “촬영을 할 때도 우리 주변의 영웅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저의 진심이 어느 정도 전달된 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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