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
2020년 7월 개봉한 중국영화 ‘소년시절의 너’에서 베이(이양첸시)가 첸니엔(저우동위)에게 했던 말로, ‘소년시절의 너’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사다.
4년 만에 재개봉한 ‘소년시절의 너’가 극장가에 조용한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달 28일 재개봉한 ‘소년시절의 너’는 3일까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누적관객 16만명을 기록했다. 2020년 개봉 당시 8만명의 관객을 모았는데, 이번 재개봉으로 개봉 시에 준하는 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재개봉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구매 비용과 홍보마케팅 비용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업계에서 통상 1만명 안팎 정도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소년시절의 너’는 재개봉으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소년시절의 너’는 재개봉 첫날부터 줄곧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재개봉 2주차에 평일 하루 7000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지금의 관객 추이를 고려하면 누적관객 20만명 돌파도 문제없어 보인다.
‘소년시절의 너’는 웹소설 ‘소년적니, 여비미려’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내일을 꿈꾸는 우등생 소녀 첸니엔과 내일 없이 사는 불량 소년 베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3월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외계 문명과 조우하고 전면전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SF대작 ‘삼체’의 청궈샹 감독이 연출을 했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첸니엔은 명문대에 진학해서 하루라도 빨리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물. 학교와 사회에서도 보호받을 수 없는 현실에 첸니엔은 길에서 도움을 준 계기로 알게 된 베이에게 입시까지 자신을 지켜줄 것을 부탁한다. 베이는 그녀의 흑기사 역할을 자처하며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첸니엔에게 빠져든다.
‘소년시절의 너’는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동질감을 느끼면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돼가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청춘 로맨스를 외피로 둘렀지만, 학교 폭력 등을 다루며 사회 고발적 성격이 짙은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소년시절의 너’는 감염병이 한창 확산하던 시기에 개봉해 국내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재개봉 이후 여운 깊은 스토리와 빼어난 만듦새에 관객들에게 재발견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기준 CGV 골든에그지수 97%, 롯데시네마 9.2점 등으로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화 관련 후기에는 “재개봉한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작품에 대한 호평과 함께 주인공 첸니엔을 연기한 저우동위의 연기력을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저우동위는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을 맡아 부산을 찾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