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빅 이벤트가 시작된다.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26일 개막한다. 경기 중계로 인한 결방 등 방송계와 가요계는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영화계도 그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축구 배구 등 인기 종목들이 예선에서 탈락하며 관심이 저조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없지 않다. 그러나, 금메달보다 선수들의 노력, 결과보다 과정을 점점 더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내는 감동에 동하지 않을 수 없을 터.
여기에 지난 24일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을 시작으로 같은 달 31일 개봉하는 ‘파일럿’과 8월7일 개봉하는’리볼버’가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지는 올림픽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그 영향을 받게 됐다.
개봉 이후 이틀간 36만명을 불러모은 ‘데드풀과 울버린’은 올림픽 개막식과 함께 개봉 첫 주말을 맞는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새벽 개막식이 열리는 데다가 이날 남자 수영 간판스타 김우민이 자신의 주종목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결승전은 28일 오전 3시42분으로 첫 금메달이 기대되고 있다.
‘데드풀과 울버린’으로서는 입소문 형성에 중요한 개봉 첫 주말을 다른 영화가 아닌 올림픽과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파일럿’과 ‘리볼버’가 마찬가지. 한국 선수단의 ‘골든 데이’는 29일 오후부터 30일 오전으로 이어지는 시간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이루면 올림픽 기간 내내 조명을 받으며 화제의 중섬에 서게 되는 까닭에 올림픽 기간과 상영이 겹치는 ‘파일럿’과 ‘리볼버’도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행복의 나라’ 등 하루 네 편 ‘동시개봉’
그래서일까. 올림픽 종료 이후 극장가는 그야말로 ‘박 터진다’.
지난해 여름시장의 경쟁 과열에 따른 막대한 손실에도, 올해 여름시장에서도 동시개봉을 피하지 못했다. ‘행복의 나라’ ‘빅토리’ ‘트위스터스’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8월14일 개봉을 하는데, 이는 올림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림픽 기간과 방학 시즌을 고려해 개봉일을 정하려고 하다 보니 한꺼번에 네 편이 동시 개봉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행복의 나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10.26 사건 이후에 벌어진 법정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이며, ‘빅토리’는 1999년 거제를 배경으로 승리를 위한 치어리딩 동아리의 열정을 그린 작품이다. ‘트위스터스’는 ‘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로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고, ‘에이리언: 로물루스’ 역시 SF호러의 걸작으로 평가받은 ‘에이리언’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번 파리 올림픽이 올해 여름 극장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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