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M·궁…옛 드라마가 새롭게 찾아온다는 건
1971년부터 무려 14년 동안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한국 수사드라마의 대명사라 할 작품.
바로 MBC ‘수사반장’이다. 최불암을 비롯해 김상순, 조경환, 김호정 그리고 훗날 합류한 남성훈 그리고 김영애, 안옥희, 염복순, 이금복, 오미희 등 당대 아직은 신인이었던 여성 연기자들이 팀에 합류해 범죄의 진실을 찾고 그 속에서 인간애를 그려나갔던 드라마이다.
드라마는 즈 연주자인 류복성의 봉고 연주와 ‘빠빠빠빠~밤’ 하는 선율로 유명한 타이틀 음악으로 기억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시골형사’ 송강호가 이를 입모양으로 따라부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수사반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MBC가 오는 4월19일 첫 방송하는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극본 김성훈·연출 홍석우)이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수사반장 박영한(최불암)이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을 배경으로 한다.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 그리고 그가 이끄는 형사들이 권력의 부패를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제훈이 새롭게 형사 박영한 역할을 연기한다. 또 ‘수사반장’ 속 형사 캐릭터를 연기한 각 배우들의 실명이 극중 형사들의 이름으로 등장한다. ‘수사반장’ 속 형사 역 배우들이 제 자신들의 성씨를 캐릭터의 성씨로 삼았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김상순(이동휘), 조경환(최우성), 서호정(윤현수·원래 연기자 이름은 김호정이지만, 극중 김상순이 연기한 김 형사와 같아서 서 형사로 불렸다)이 그들이다.
젊은 배우들이 새롭게 꾸려갈 ‘수사반장’ 그것도 그 이전 시대 배경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처럼 수사반장 1958’이 선두에 선 가운데 예전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는 드라마가 잇따라 기획 또는 제작 중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1995년 심은하가 주연한 MBC 납량드라마 ‘M’을 새로 만드는 ‘M: 리부트’가 있다. 제작진은 현재의 감각에 다가설 수 있는 SF 스릴러 장르로 각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최근 드라마 ‘재벌X형사’에 출연한 박지현이 주연 물망에 올라 있다.
또 주지훈과 윤은혜가 주연해 새로운 연기자의 탄생을 알렸던 2007년 MBC 드라마 ‘궁’도 새로운 설정의 이야기로 나올 조짐이다.
각 드라마 제작진은 원작 또는 이전 드라마 속 이야기가 지녔던 설정과는 조금씩 결을 달리한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또 하나의 신선한 스토리텔링으로서 시청자에게 다가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웹툰이나 웹소설 등 IP(지적재산권)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시청자에게 낯익거나 대중성을 검증받은 인기 작품을 원작 삼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오리지널 드라마 대본이 다수 개발되지 못하는 상황에 옛 것에 눈을 돌리는 것일 수 있다”면서 “원작이 지닌 의미나 명성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제작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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