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샬라메 시대] 언제부터 그렇게 멋있었나, ‘릴 티미 팀’ 소환
‘티모시 샬라메(티모시)는 언제부터 그렇게 멋있었나.’
영화 ‘듄: 파트2’로 4박5일 간의 내한 일정을 마치고 지난 23일 출국한 티모시가 가는 곳마다 숱한 화제를 모으며 ‘지구 대스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아역 시절 TV 광고와 시리즈로 활동…놀란의 PICK
1995년생으로 올해 나이 28세인 티모시는 2000년대 후반 TV 광고와 시리즈에 출연하며 아역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 시절 가장 유명한 작품은 2014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 매튜 매커너히의 아들로 어린 시절의 톰 역을 맡았는데, 그의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거장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될 성부른 떡잎’의 예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기서 티모시의 흑역사 하나. 티모시는 고교 시절 통계학 과제로 랩 하는 영상을 만들어 제출한 일화가 있다. 당시 영상은 ‘릴 티미 팀’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는데, “날 TV에서 볼 확률은 1000조%”라는 티모시의 스웨그 넘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비록 과제 점수는 D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흑역사라기보다는 티모시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엿볼 수 있는 영상이다.
●엘리오,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티모시는 2015년 ‘원 앤 투’ 2016년 ‘미스 스티븐스’에 출연하며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이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은 ‘티모시 열풍’의 시작이 된 작품이다.
티모시는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의 열병을 앓는 소년(엘리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상대에게 깊이 빠져, 들떴다가 아팠다가 요동치는 감정을 눈부시게 표현해냈다.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올리버에게 빠진 엘리오의 치명적인 순수함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이름으로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순수한 사랑을 그린다. 티모시와 구아나디노 감독이 재회한 ‘본즈 앤 올'(2022)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잔혹 버전이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무서우리만치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파격적 사랑을 그린 이 작품에서 티모시의 마성적 매력은 ‘이런 사랑도 있을 수 있겠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티모시가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예술영화에 꾸준히 문을 두드린 끝에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보기 드문 사례라는 사실이다. ‘원 앤 투’ 무렵, 티모시는 ‘스파이더맨’ 리부트 시리즈의 오디션에 봤다가 톰 홀랜드에게 밀려 탈락의 고배를 들어야 했다. 만약 그때 그가 스파이더맨에 낙점됐다면 엘리오의 주인공은 다른 이가 되지 않았을까.
●’왕이 될 상인가’…소년에서 남자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후 티모시는 중세의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가 왕좌에 오르며, 순수했던 엘리오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티모시는 데이비드 미쇼 감독의 ‘더 킹: 헨리 5세'(2019)에서 타이틀롤 헨리 5세를 맡아 왕에 도전했다. ‘더 킹: 헨리 5세’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5세’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프랑스와 백년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의 운명을 짊어지고 위대한 왕으로 성장하는 할(티모시 샬라메)의 이야기를 그렸다.
전투를 앞두고 중저음의 보이스로 목청 높여 병사들의 사기를 불어넣는 티모시의 모습은 강력한 군주로 용맹을 떨쳤던 헨리 5세 그 자체. 소년에서 남자로, 성숙함이 느껴지는 티모시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티모시는 이 작품으로 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석했는데, 이미 국내에서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팬덤이 형성된 상태로 당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폴, ‘지구 1등’의 탄생
연초부터 한국 극장가는 ‘웡카’에서 ‘듄: 파트2’로 이어지며 그야말로 티모시 열풍이다. 판타지 영화인 ‘웡카’는 티모시의 감미롭고 환상적인 매력을 듬뿍 담은 작품이며, 특히 ‘듄'(2021)은 SF 대작으로 할리우드의 아이콘을, 지구 1등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티모시는 우주를 구원할 운명을 타고난 폴 아트레이데스의 대장정을 그린 ‘듄’에서,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를 맡아 글로벌 스타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2021년 개봉한 ‘듄’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으로 위태로운 폴의 모습을 그렸다면, 곧 개봉하는 ‘듄: 파트2’에서는 계속된 시련 속에서 메시아로서 각성하는 모습을 그리는데, 이를 통해 나약하고 불안한 청춘의 모습부터 강력하고 냉혹한 리더의 모습을 아우르며 티모시의 이름값을 증명해낸다.
최근 ‘듄: 파트2’를 앞두고 한국을 두번째 방문한 티모시는 내한 기간 소탈함과 겸손함으로 지구 1등 스타의 품격을 보여줬다.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카페 의자에 앉아 주문한 커피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티모시의 모습을 누가 상상할 수 있었으랴.
길에서 만난 팬들과 눈을 맞추며 다정하게 인사하고,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도 기꺼이 사진 촬영에 응한 티모시의 살갑고 격의 없는 모습은, 귀감이 됐다. 공식 일정 중 “팬들의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던 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티모시의 특급 팬서비스로 한껏 기대를 모으는 ‘듄: 파트2’는 메시아의 탄생 서사를 담는다. 지구를 넘어서 우주까지 섭렵하는 우주 대스타의 탄생을 예고하는 ‘듄: 파트2’는 오는 2월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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