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리 “사랑받고 사랑한 ‘외계+인’, 나에겐 ‘사랑’ 그 자체”
“저는 객관적으로 볼 수 없잖아요. 그럼에도 만족스럽게 봤어요.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완결성이 보이더라고요. 많은 관객이 좋아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태리의 말이다. 1년 반 만에 속편을 내놓는 영화 ‘외계+인’ 2부(제작 케이퍼필름)의 완성본을 개봉에 앞서 확인하고 꺼낸 이야기다.
● ‘외계+인’ 1부 개봉 후…”감독님에 대한 걱정”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외계+인’ 2부는 2022년 7월 개봉한 ‘외계+인’ 1부의 속편이다. 1부는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도둑들'(2012년) ‘암살'(2015년) 등을 선보인 최동훈 감독의 작품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으나 최종 154만명의 관객의 선택을 받는데 그쳤다. 제작비가 300억원이 넘게 들어간 만큼 ‘외계+인’ 1부의 흥행 부진은 뼈아팠다.
김태리는 “배우들끼리 공통적으로 나눈 이야기는 감독님에 대한 걱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은 2부를 준비해야 되는데 그 마음이 어떨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독님을 자주 만났다. 얘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도 보내면서 나름대로 응원을 했다“고 말했다.
1부 개봉 이후 최동훈 감독은 재편집 및 후반 작업에 매진했고, 드디어 1월10일 ‘외계+인’ 2부를 세상에 공개한다. 최 감독은 ‘외계+인’ 2부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울컥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태리는 “정말로 갑자기 1초 만에 감독님이 보낸 1년 반의 시간이 저에게 와닿았다”며 “감독님이 워낙 밝고 장난기도 많은 분인데 그때의 감독님은 알 거 같으면서도 몰랐던 모습이었다”고 돌이켰다.
● “배우들 짝사랑” 최동훈 감독의 말에 감동 받아
1부는 1392년 고려 시대와 2022년 현대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인간과 도사, 외계인 죄수들의 신검 쟁탈전을 그렸다.
2부는 더욱 치열해진 신검 쟁탈전을 다룬다. 외계인 죄수들이 외계 대기인 하바를 폭발시켜 인간의 몸에 숨어 있는 동족들을 탈옥시키고 하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미래로 향하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다. 1부에서 뿌린 ‘떡밥’을 모두 회수하고, ‘반전’이 밝혀지고, 최동훈 감독표 ‘팀플레이’가 빛을 발휘한다.
“편집이라는 과정이 놀라운 지점이 있는 거 같아요. 감독님이 ‘이런 식으로 바꿔봤어’라고 이야기하면서 여러 가지 버전을 보여줬는데, 똑같은 글에도 어떤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이렇게 많은 버전이 존재할 수 있구나 싶었죠. 놀랍고 존경스러웠습니다.”
“감독님이 긴 시간 동안 배우들의 얼굴을 보면서 ‘배우들 모두를 짝사랑했다’고 말했는데, 그 이야기에서도 감동을 받았죠.“
김태리는 영화에서 갓난아이 시절 썬더(김우빈)에 의해 현대로 시간 이동을 했다가 다시 고려로 간 이안 역을 맡았다. 현대에서 챙겨간 총으로 인해 고려에서는 ‘천둥 쏘는 처자’로 불린다. 고려에서 신검과 썬더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태리는 2부의 ‘핵심 키’를 무륵(류준열)과 나누는 애틋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영화가 인연의 소중함을 말하는데, 그 중심에 이안과 무륵이 있다고 생각했다“던 김태리는 류준열에 대해 “너무 고마운 존재”라고 언급했다.
그는 “(류준열과)만나면 맨날 티격태격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고마움과 다정한 마음이 있는 거 같다”고 “의지하는 순간들이 많았다”고 촬영 현장을 회상하기도 했다.
● 나에게 ‘외계+인’이란? “사랑 그 자체”
김태리는 ‘외계+인’ 작업이 자신에게 “굉장히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로 “저의 사람이 된 이들도 있고, 앞으로 그 사람들과 새롭게 만들어갈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 덕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저에게 ‘외계+인’은 사랑이에요. 사랑하는 선배님, 감독님과 함께 이룬 사랑받는 작업이었어요. 그만큼 사랑스러운 작품이죠. 그래서 저에게 ‘외계+인’은 사랑 그 자체입니다.”
김태리는 2023년 연말 SBS ‘악귀’로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대상 배우 타이틀’로 2024년을 시작하게 된 김태리는 길었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뒤 현재 tvN 새 드라마 ‘정년이’ 촬영에 매진 중이다.
“오랜 시간 긴 머리카락을 유지했어요. 이전 작품이 ‘악귀’라서 정말 치렁치렁하게 길었거든요. 빨리 자르고 싶었는데 지금 스타일은 만족도 최상입니다. 하하.”
‘악귀’에서 악귀에 잠식되어 가는 청춘을 연기한 김태리는 ‘정년이’를 통해 판소리 천재 소녀 윤정년 역할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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