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대표 “비전 없어, 영화 그 자체로 차별화”
’23 아이덴티티'(2017년) ‘겟 아웃'(2017년) ‘해피 데스데이'(2017년) ‘메간'(2023년) 등 저예산 공포영화로 차별화를 이루고 흥행에서 성공해 ‘호러 명가’로 불리는 블룸하우스는 어느새 마니아층을 넘어 일반 관객들도 작품을 기다리는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이유에는 블룸하우스의 수장이자 프로듀서인 제이슨 블룸의 공포영화에 대한 남다른 철학에서 비롯된다.
13일 오전 제이슨 블룸 프로듀서와의 화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1월15일 국내 개봉을 앞둔 ‘프레디의 피자가게'(감독 엠마 타미)를 소개하기 위해 진행됐다.
영화는 2014년 출시된 스콧 코슨의 공포게임 시리즈 ‘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스’를 실사화한 작품으로, 1980년대에 아이들이 실종되고 폐업한 지 오래된 프레디의 피자가게에서 야간 경비를 서게 된 마이크(조쉬 허처슨)가 피자가게 마스코트들의 기괴한 실체를 목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북미에서 지난 10월27일 개봉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000만달러(한화 260억원)의 제작비가 든 이 영화는 11월9일 기준 북미 누적 매출액만 1억1440만달러(한화 1512억원)를 벌어들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제이슨 블룸 프로듀서는 흥행의 이유에 대해 “할리우드에서 잘 보지 못한 것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많은 경우 기존의 팬층을 기반으로 넓은 관객에게 확장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잘 알지 못해도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기에 원작을 희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팬들에게 집중했고, 흥행에 있어서 초반 의사결정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블룸하우스만의 작품을 발굴하는 기준에 대해서 “항상 새롭고 신선한, 기존과는 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디의 피자가게’ 같은 경우 “이미 탄탄한 팬층을 갖췄다는 점이 꽤 놀라웠다. 그리고 팬층이 굉장히 어리다”며 “팬들과 이미 관계가 형성이 되어 있어 IP와의 연결성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이 작품에서 특별하게 본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이슨 블룸이 주목한 것은 애니메트로닉스의 실사화였다. 게임에는 프레디, 보니, 치카, 폭시 등 기계 인형이 등장하고, 게임 플레이어들은 문 닫은 피자가게에서 이들의 위협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는 “정말 제대로 된 애니메트로닉스를 만들어내야 했다. ‘짐 헨슨의 크리쳐샵’에 의뢰해 촬영 8개월 전부터 애니메트로닉스를 개발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며 “디지털이나 CG로 대체되는 모습이 아닌 실제 같고 현실감 넘치는 모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 작품의 후속편에 관한 질문에는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언급하면 파트너인 스콧 코슨이 나를 고문할 것”이라고 농담하며 말을 아꼈다.
‘호러 명가’ 제작사 대표가 생각하는 ‘공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이슨 블룸은 “정말 무서운 공포영화는 감정적으로 긴장하게 해서 자리에서 뛰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실성이 느껴지면 훨씬 더 무서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프레디의 피자가게’도 허구의 사건들이지만, 1980년대에 발생한 것으로 설정이 되면서 현실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무섭게 느끼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제이슨 블룸은 과거 독립영화와 관련된 일을 했지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다”며 한계를 털어놓기도 했다.
공포영화의 매력에 대해 “독립적이고 기존의 틀을 파괴하고, ‘엣지’있는 스토리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전달한다”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걸 훌륭한 공포영화로 녹여낸다면 수백만 명이 볼 수 있다”고 창의적인 공포영화를 계속해서 내놓는 이유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블룸하우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공포를 단순히 도약을 위한 장르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공포가 우리의 정체성이고 우리가 계속 가야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제작자로서의 철학도 공개했다.
그는 “공포영화의 비전은 갖지 않으려고 한다. 그 비전에 맞지 않아 굉장히 좋은 작품을 만나도 놓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항상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무섭고 독창적인 공포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그 이상의 어떤 기준이나 제약을 전혀 두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가 내놓는 모든 영화가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차별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년 라인업에 대해 “5편 정도 선보일 것 같다”며 제임스 맥어보이가 주연한 ‘스픽 노 이블’을 언급하며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무섭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빅뉴스는 제임스 완 감독의 제작사 ‘아토믹 몬스터’와의 협업”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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