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포테이토 지수 70%] ‘프레디의 피자가게’, 호러의 외피를 쓴 ‘잔혹 우화’
마이크(조쉬 허처슨)는 어릴 적 동생이 납치당한 상황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매일 밤 꿈을 통해 동생을 잃어버렸던 그날 밤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단서를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마이크는 피폐하다. 직장에서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잘리기 일쑤다. 부모 없이 아직 어린 또 다른 동생 애비(파이퍼 루비오)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양육권을 빼앗으려는 이모로부터 애비를 지키기 위해 1980년대 폐업한 피자가게의 야간 경비원으로 취업하고, 그곳에서 동물 형태를 띤 기계인형들의 위협을 당하면서 자신의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엠마 타미 감독이 연출한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스콧 코슨의 공포게임 시리즈 ‘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스’를 실사화한 작품이다.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은 문 닫은 피자가게에서 심야 경비원이 돼 5일간 야근 근무를 서는 동안 피자가게의 프레디, 보니, 치카, 폭시 등 기계 인형인 애니매트로닉스의 위협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애니메트로닉스는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본떠 만든 로봇을 뜻한다.
영화는 인기 원작을 극화해 주인공 마이크가 기괴한 형상의 애니메트로닉스들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다뤘다. 국내 관객의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제작사의 존재다.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메간’ 등 새로운 공포영화를 통해 ‘호러 명가’라고 불리는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제작을 맡았다. 늘 독창적인 스타일로 새로운 공포를 원하는 관객을 자극해온 제작사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핼러윈 시즌에 맞춰 지난 10월27일 미국에서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000만달러(한화 260억원)의 제작비가 든 이 영화는 11월8일 기준 북미 누적 매출액만 1억1320만달러(한화 1470억원)를 벌어들이며 흥행 중이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원작 게임을 사랑하는 팬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엠마 타미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원작 팬들의 마음을 반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게임의 세계관, 캐릭터, 스토리를 최대한 영화로 구현하려고 노력했고 실제 게임 원작자인 스콧 코슨이 직접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금방이라는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피자가게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피자가게 마스코트이자 기계 인형인 프레디, 보니, 치카, 폭시 등은 기묘한 분위기를 안긴다. 하지만 이들은 잔혹한 성향에 비해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있어 무서운 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간다.
그렇지만 영화는 마이크의 트라우마와 애니메트로닉스가 유발하는 긴장과 공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의 힘은 잃은 채 비주얼만 부각된다.
후반부 애니메트로닉스가 간직한 가슴 아픈 사연이 더해지며 영화는 공포의 외피를 쓴 잔혹 우화로 나아간다. 하지만 이마저도 각개전투를 하는 듯 어울리지 못하고 부유한다.
‘헝거게임’ 시리즈의 조쉬 허처슨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모든 것’ 첫 시즌에 출연한 엘리자베스 라일 등 친숙한 얼굴의 등장은 반갑다.
감독: 엠마 타미 / 출연: 조쉬 허처슨, 엘리자베스 라일, 파이퍼 루비오, 매튜 릴라드 외 / 제작: 블룸하우스 / 개봉: 11월15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 러닝타임: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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