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 노숙자 역 주우재 화제
“경찰 역할 제안에도 노숙자 역 원했다”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이 넘친다. 진정한 신 스틸러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을 “보헤미안”이자 “머리 붙일 곳만 있으면 그곳을 집으로 삼는 일종의 자유영혼”이라고 소개하는 ‘힘쎈여자 강남순’ 속 주우재에 대한 이야기다.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극본 백미경·연출 김정식)이 4회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인 9.8%(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인 가운데, 경리와 함께 노숙자 커플로 출연 중인 주우재의 활약이 눈에 띈다.
주우재가 연기하는 지현수는 한때 잘나가던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투자 실패로 일명 ‘벼락 거지’가 됐고, 노숙자의 길을 걷고 있다. 노숙자라고 해도 기죽을 일은 없다. 경제 신문을 읽고 SNS도 하는 말 그대로 ‘인싸형 노숙자’로 재능을 드러낸다.
사실 제작진은 주우재에게 노숙자가 아닌 경찰 역할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만약 범죄를 수사하는 형사 옹성우와 한강 지구대의 이야기가 작품의 주요 축을 이루는 만큼 주우재에게도 경찰 역을 맡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경찰 대신 노숙자 역할을 원한 건 다름 아닌 주우재였다.
● 천연덕스러운 노숙자 연기로 눈도장
주우재가 맡은 지현수는 ‘힘쎈여자 강남순’ 2회에서 범상치 않은 스타일링으로 처음 등장했다. 목에는 각양각색 출입증을 걸고, 아무렇게 자라난 머리카락을 누르는 지저분한 모자를 쓴 채 몽골에서 온 강남순(이유미)이 한강공원에 설치한 게르에 마음대로 들어갔다.
당당하게 그곳을 점령한 그에게 강남순이 “거지구나”라고 응하자, 이에 지지 않고 “거지 같은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생겨난 한시적 거취 불명자”라고 말하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르를 지어주겠다”는 강남순의 말에 지현수는 곧장 무릎을 꿇고 무료급식소 등 노숙 노하우를 제공하며 그렇게 강남순과 절친한 사이로 거듭났다.
이후 딸 강남순을 찾은 황금주(김정은)로부터 2억을 받은 뒤 확 바뀐 모습으로 “살아보니까 말입니다.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재밌고요”라고 허세 가득한 자세와 목소리로 웃음을 안겼다.
이뿐만 아니다.
주우재는 노숙 생활의 동지인 노선생(경리)과 눈물 젖은 삼각김밥을 먹거나, 촬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거꾸로 매달린 채 타잔 흉내를 내는 등 뻔뻔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지현수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며 ‘힘쎈여자 강남순’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주우재한테 경찰 역할 제안했는데…”
모델 출신인 주우재는 그간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허당기 넘치는 모습이나 남다른 입담 등 실제 캐릭터의 모습을 지현수에도 잘 녹아내며 호감도를 높였다.
‘힘쎈여자 강남순’의 연출을 맡은 김정식 PD는 “처음에 주우재에게 경찰 역을 시키려고 했는데, 주우재가 대본을 보고 노숙자를 하고 싶어했다“며 “연기가 찰떡이더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주우재는 지난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를 통해 “드라마가 잘 돼서 감독님한테도 연락이 왔는데 ‘축하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내가 카메오인 줄 아는 분도 있지만 (고정)출연자다. 굉장히 작지만 매력 있는 캐릭터를 맡아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주우재는 영화 ‘걸캅스’ 등에 짧게 등장해 연기 경험을 쌓았지만 본격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기는 ‘힘쎈여자 강남순’이 처음이다.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한 그는 앞으로 보여줄 모습에 대해 “(시청자들이)잠깐잠깐 ‘귀엽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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