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고 윤정희 추억한 이창동 감독 “가장 아름다운 별”
“윤정희 선생님은 저에게 가장 아름다운 별이었습니다.”
이창동 감독이 세상을 떠난 배우 윤정희를 추억하고 추모했다. 2010년 영화 ‘시’에서 고인과 함께 했던 감독은 “‘시’를 찍는 시간은 저에게 참으로 영광스러웠다”고도 말했다. ‘시’는 올해 1월19일 세상을 떠난 윤정희의 유작이다.
이창동 감독은 4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이뤄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의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 한국영화공로상의 주인공은 고 윤정희. 이 감독은 고인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딸 백진희씨에게 트로피를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트스 백건우과 딸인 바이올리스트 백진희 씨가 참석해 지금은 곁에 없는 아내이자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웠다. 한국영화 100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로 확고히 자리잡은 윤정희의 공을 기리는 한국영화공로상의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백건우, 백진희 부녀는 밝게 웃었다.
윤정희가 생전 거주했던 프랑스에서 태어난 백진희 씨는 무대에 올라 프랑스어로 “이렇게 감명 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영화 ‘시와 여러분의 뜨거운 애정이 멀리 있는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줬을 것이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와 작업한 ‘시’를 추억하는 한편 이날 대리 수상을 위해 영화제에 참석한 딸 백진희씨를 두고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다”고 안타까운 마음도 표했다.
윤정희의 동생 손모씨가 과거 제기한 성년후견인 소송에 대한 우회적인 언급이었다. 백진희씨는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지자 오래 거주했던 프랑스 인근에 거처를 마련해 돌봤지만, 서울에 머물던 윤정희의 형제들과 가족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에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 선생님의 따님인 백진희 씨에게 이 상을 드리게 된 것 역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백진희 씨는 윤정희 선생님 생전에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1월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열린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고 윤정희의 한국영화공로상 수상과 함께 영화 ‘시’를 다시 보고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영화제 이틀째인 5일 낮 12시30분 CGV 센텀시티에서 열린 ‘시’ 스페셜 토크에는 연출자인 이창동 감독과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참여해 영화를 함께 보고 관객과의 대화에 나섰다. 생전 아내의 영화 촬영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백건우는 ‘시’ 촬영 당시의 이야기를 감독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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