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영화 전우치로 극장가를 들썩였던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2023년 추석 연휴, 영화 천박사로 돌아왔다. 전우치 촬영 당시 20대였던 강동원은 어느덧 40대의 배우가 됐지만, 국보급 외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처럼 강동원의 판타지적인 외모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스토리로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영화 천박사퇴마연구소. 본격적인 추석 연휴 시작 전, 천박사를 제대로 분석해 봤다.
[‘천박사’ SWOT 분석] 2030세대 선호도’ VS 과연 극장에 얼마나 올까
추석 연휴 관객의 마음을 빼앗을 영화, 과연 어떤 작품일까.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를 겨냥해 3편의 한국영화가 9월27일 동시 개봉한다. 1970년대 영화 촬영 현장을 그린 블랙코미디 ‘거미집’과 1947년 마라토너들의 도전을 다룬 실화극 ‘1947 보스톤’ 그리고 판타지와 코미디에 액션까지 버무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추석 극장을 정조준한다.
관객 마음을 빼앗으려 만반의 준비를 마친 영화들. 이제 선택받을 일만 남았다.
장장 6일간 이어지는 연휴동안 아직 어떤 영화를 볼지 결정하지 않은 관객들을 위한 ‘예매 안내서’, 추석 영화 3편에 대한 SWOT분석(강점·약점·기회·위기)를 소개한다.
마지막 분석 작품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감독 김성식·제작 외유내강). ‘1947 보스톤’ → ‘거미집’에 이은 세 번째 SWOT 분석이다.
● 강점 (Strength)… ‘강동원’이라는 판타지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강동원으로 시작해 강동원으로 끝맺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배우가 마음껏 자신의 매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일은 극장을 찾고 싶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이다.
강동원은 가장 잘 하는 장르로 돌아왔다. 사실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괴짜 도사로 활약한 ‘전우치’, 구마사제 역의 ‘검은 사제들’의 모습과 비교됐지만 강동원은 이런 우려를 가뿐하게 딛고 자신만의 새로운 색깔로 천박사 캐릭터를 구축한다. 그간 쌓은 장점은 취하고,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영리한 시도가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강동원이 지닌 여러 가지의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사실도 반갑다. 귀신을 보지 못하면서도 퇴마사인척 할 땐 코믹한 매력을 보이지만, 과거사의 아픔이 드러날 땐 사뭇 진지한 결기가 느껴진다. 악령에 빙의된 이들과의 치열한 사투에서는 신체를 마음껏 활용한 검술 액션으로 탁월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40대에 접어들어 더 여유롭고 깊어진 강동원을 만날 수 있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의 최대 강점이다.
● 약점 (Weakness) … ‘단선적인’ 이야기와 ‘설명이 부족한’ 빌런
영화는 퇴마사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정신과 의학박사인 천박사(강동원)에게 의문스러운 인물 유경(이솜)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유경은 카드빚 독촉에 시달리는 천박사에게 거액을 건내면서 귀신 들린 동생(박소이)의 퇴마를 부탁한다.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외딴 마을로 간 천박사와 파트너 인배(이동휘). 퇴마 의식을 시작하려는 천박사 일행에게 미스터리한 일들이 닥치고, 이들은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범천(허준호)의 존재를 찾기 시작한다.
영화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빌런 범천을 찾는 천박사의 여정, 그 끝에 맞붙는 둘의 대결이 그 어떤 반전 없이 차근차근 흘러간다. 악령에 빙의된 마을 사람들이나 범천을 추종하는 이들의 맹목적인 복종이 영화 전체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가미하지만, 사실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예정대로 흘러가는 단선적인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천박사와 대척점에 있는 범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도 아쉬움이다. 어떤 이유에서 사람들의 영혼을 마음대로 이용하는 빌런이 됐는지,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을 어떻게 사로잡았는지 등 캐릭터를 이해할 만한 소재가 부족하다.
물론 이런 아쉬움이 정작 관객에게 큰 장애물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범천 역의 허준호가 내뿜는 엄청난 카리스마에 압도되기 때문. 등장하는 순간부터 공포심을 자극하는 비주얼로 긴장을 높이는 허준호는 강동원과의 극한 대결에서도 그야말로 ‘액션 투혼’을 발휘한다.
● 기회 (Opportunity) … 2030세대 취향, 예매율 1위 분위기 선점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개봉일을 하루 앞둔 26일 현재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추석 영화 3편 가운데 사전 기대치로는 일단 우위를 점했다.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접목한 판타지 장르가 불러 일으키는 호기심의 발현이다. 여기에 코미디를 가미해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 점도 호기심을 당긴다.
이번 추석 연휴는 6일동안 이어지는 만큼 ‘초반 예매율’과 ‘초반 스코어’에 따라 최종 성적이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시작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다면 그 자체의 입소문에 힘입어 연휴 내내 정상의 자리를 선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면에서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추석 영화 3편 가운데 오락성이 가장 짙은 작품이란 사실도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게는 기회다. 1970년대 영화판 이야기와 그보다 더 오래 전 일어난 실화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2030세대 관객은 더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젊은 관객층을 빠르게 흡수한다면 SNS 통한 입소문 확산도 노려볼만 하다.
● 위기(Threat) … 연휴 동안 얼마나 극장을 찾을 것인가
‘천박사 퇴마 연구소’를 포함해 추석 영화들 전체에 닥친 위기, 과연 극장으로 얼마만큼의 관객이 찾아올 것인가의 문제다.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들면 아무리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추석 명절 극장가의 상황은 갈린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추석 연휴에는 극장 일일 관객수가 평균 130만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성수기로 꼽히는 올 여름 시장에서도 손익분기점을 가뿐하게 돌파한 영화가 ‘밀수’ 단 한편에 불과하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뒤를 이어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에 다다른 사실은 그 자체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도 올해의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조치가 해제되고 맞은 첫 명절에 맞춰 ‘공조2:인터내셔날’ 단 한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해 698만명을 동원했다. 사실상 추석 극장가에서 독주를 이뤄 얻은 성적이다.
반면 올해는 굵직한 3편이 동시에 개봉해 대결한다. 일찌감치 1위로 치고 나가지 않는다면, 시작부터 3위에 머문다면, 아무리 연휴가 길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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