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란’으로 돌아온 송중기, 욕먹을 각오 돼있다고 한 이유
“모든 작품을 똑같이 사랑하지만 유독 책임감이 느껴져요.”
‘군함도’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송중기가 ‘화란’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한 말이다.
송중기는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화란'(감독 김창훈·제작 사나이픽처스)으로 인터뷰에 나서면서 “내가 하고 싶은 영화를 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은 큰데 개봉일이 다가오니까 ‘투자받은 돈은 회수해야 하는데’ 싶어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며 웃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이 조직의 중간 보스를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송중기가 중간 보스 치건을 맡아 웃음기를 거두고 서늘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색깔의 영화, 신인감독의 작품이었지만 전도연·김남길 주연의 ‘무뢰한’을 만든 사나이픽처스 제작이라는 데 마음이 동했다.
●운명처럼 다가온 ‘화란’
“제가 특히 ‘무뢰한’을 좋아해요. 그 영화를 열 몇 번 본 것 같아요. ‘무뢰한’이 사나이픽처스에서 만든 영화잖아요. 촬영하면서 제작사의 힘을 더 느꼈던 것 같아요. ‘무뢰한’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싶었죠. ‘무뢰한’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섹션에 초청을 받았는데 저희 영화도 같은 섹션이거든요. 뭔가 운명처럼 느껴졌죠.”
‘화란’이 칸영화제에 갈 줄은 전혀 몰랐다는 송중기는, ‘로기완’ 촬영 중에 소식을 듣고 촬영에 집중하지 못할 만큼 너무나 기뻤다고 얘기했다.
‘화란’의 주인공은 송중기가 아니라 신예에 가까운 홍사빈이 극을 이끈다. 이 영화는 송중기가 조연일 뿐 아니라 노개런티로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후배들을 서포트 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보다는 제가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에요. 그런 이유로 출연을 했는데, 저로 인해 제작비가 올라가고 엉뚱하게 카체이싱 같은 장면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받지 않기로 한 겁니다. 그 대신 한재덕 대표님이 나중에 영화가 잘돼서 BEP(손익분기점)를 넘기면 챙겨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작에 제 이름을 올린 거죠.”
●송중기 닮아 똘망똘망 큰 눈
송중기는 5월 ‘화란’으로 배우들의 꿈의 무대인 칸국제영화제를 다녀온 데 이어 6월에는 개인적으로도 경사를 맞았다. 올해 1월 결혼한 영국 배우 케이티 루이즈 손더스와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다. 그는 최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며 아내와 아들을 돌보다 영화 홍보 일정에 맞춰 입국했다.
송중기는 인터뷰 중 아들의 동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아들바보 아빠’의 면모를 보였다. 아빠와 엄마를 쏙 빼닮은 똘망똘망한 큰 눈이 아기였다. 송중기는 ‘배우 송중기’가 아닌 ‘인간 송중기’로서 목표는 뭐냐는 질문에도 “그 목표는 이미 이뤘다”고 아들을 언급했다.
“제 평생 소원이 아기를 얻는 거였거든요. 아들이 태어난지 100일이 됐는데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유명한 배우를 떠나서 아들에게 떳떳한 모습을 보여야 겠다,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 다짐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송중기의 시원시원한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과 육아뿐 아니라 앞서 논란을 빚은 외신과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지난 5월 중국 매체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남편, 아빠가 되는 것은 때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이 경력 단절 논란을 불러일으켜 그의 발언을 놓고 적절 여부에 대한 논란을 빚었다.
“영어로 인터뷰를 했는데 그런 의미(경력 단절)로 한 발언은 아녔지만 충분히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분명히 제 잘못이고,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욕먹을 각오돼 있어. 많이 보셨으면”
송중기는 언론 인터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화 홍보 활동에 돌입한다. 오는 7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직접 찾아 영화제에 참여하는 관객들을 상대로도 관람 독려에 나설 예정이다.
“솔직한 심정은 한국 관객들이 어떤 피드백을 해주실지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욕먹을 각오는 돼있는데 친절한 영화가 아니다 보니까 보러 오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네요. 관객들에게 저희 영화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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